‘인보사’ 코오롱 자료 제출 부실했지만…결론은 “식약처 검증부족” 무죄 선고 (종합)


식약처 업무 방해, 정부 출연금 부당 수령 혐의 무죄
식약처 공무원에 향응 제공 혐의만 인정, 벌금형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이 회장은 인보사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과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인·허가 성분 조작 사건 주요 관련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일부 연구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해 허가를 받았고, 한국연구재단 등 국책기관으로부터 25억원을 받았지만 식약처의 인·허가 업무를 방해하거나, 사기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울중앙지법 형사25부( 부장 권성수)는 19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코오롱생명과학 상무 김모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같은 회사 이사 조모씨도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다만 식약처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한 뇌물공여 혐의는 유죄로 보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인보사 관계자들에게 적용한 주요 혐의는 크게 공무집행방해와 특경가법상 사기다. 공무집행방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2016년 9월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하면서 악성 종양이 발생한 정보 일부를 누락해 식약처의 심사 및 품목허가 업무를 방해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기의 경우 인보사에 대해 미국 내 임상 3상 승인과 FDA 동의를 확보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정부 출연금 합계 82억여 원을 받아냈다는 내용이다.

인보사 자료 5만9000페이지…“양이 많아도 식약처가 점검했어야”

재판부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식약처에 불리한 실험결과를 담은 자료 일부를 누락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식약처가 제출된 자료를 점검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소홀히 해 허가가 났기 때문에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범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봤다. 행정청이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소명자료를 그대로 믿고 처분을 내렸다면 위계(속임수)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따른 결론이다.

재판부는 “신약을 개발하는 코오롱 측은 종양에 대한 정보를 식약처와 논의할 필요성이 있었고 ‘누드마우스’ 실험결과를 알려야 함이 상당하다”며 “(자료를 누락한) 행위는 품목허가 과정에서 식약처에 정확한 내용을 고지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드마우스 실험결과는 2006년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2액을 투여한 쥐에서 종양이 발견된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다만 연구개발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신약은 식약처가 직접 시험해서 확인을 거쳐 검증을 해야 하는데도, 코오롱 측 자료만을 바탕으로 허가를 내준 점을 감안하면 식약처가 ‘속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보사의 경우 품목허가 과정에서 개발 초기 과정에서 식약처의 검증이 부족했다”면서 “안전성을 검증하는 식약처가 단순히 공정을 담당하는 회사 측 증언만 믿는 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식약처가 회사 측 자료를 신뢰하지 않고 재검을 요구하는 비율이 30%에 달한다는 점도 감안했다.

식약처 관계자들은 코오롱 측이 실험자료 5만 9000장이나 되는 많은 양을 제출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검토가 어려웠다고 증언했지만, 재판부는 “식약처의 현실적인 심사한계는 별개로 하고, 코오롱이 식약처에 자료를 제출한 이상, 심사 담당자로서는 그 양이 얼마나 많건 이를 점검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정부출연금 수수도 무죄…“평가위원 美 규제 내용 알았어도 탈락하지 않았을 것”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9년 3월 치료제 주성분(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같은해 5월 허가가 취소됐다. 인보사는 2015년 5월 미국 FDA의 임상 3상 사전심사절차는 통과했지만, 성분이 달라진 사실이 문제돼 잠정 중단됐다.

검찰은 코오롱이 마치 FDA로부터 미국 3상 임상시험 2개에 대해 모두 승인을 받아 2018년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한 것처럼 연구개발계획서를 꾸몄다고 봤다. 재판부도 코오롱 측이 제출한 임상허가 계획서에 ‘미국 임상 3상 승인’이라는 표현을 썼고, 이 표현이 평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코오롱이 미국 임상허가 서류를 허위로 꾸며 정부 출연금을 빼돌렸다는 사기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실제로 인보사 관련 연구과제를 상당한 수준으로 달성했고, FDA로부터 특별시험계획동의(SPA)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평가위원들이 속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코오롱티슈진이 2018년 4월 자료를 추가 제출해 FDA의 공적 규제(CH)를 해제한 점도 감안했다. 평가위원들이 법정에 출석해 ‘CH내용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평가가 달라져 코오롱티슈진이 심사에서 탈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증언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FDA는 2019년 4월 인보사의 임상 3상 시험을 재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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